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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달성 그 이후] 왜 우리는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는가?

by 푸른바다거북이 202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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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달성한 순간의 그 짜릿한 기쁨을 느껴본 적이 있으신가요? 열심히 노력해서 원하던 대학에 입학하거나, 꿈꾸던 회사에 취직하거나, 오랫동안 모아온 돈으로 집을 장만했을 때의 그 황홀한 순간 말입니다. 하지만 그 기쁨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나요? 많은 사람들이 목표를 이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게 다인가?"라는 허무함을 느끼고, 곧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게 됩니다. 오늘은 인간이 왜 목표한 것을 이루고도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게 되는지, 그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해 고찰해보겠습니다.

쾌락의 쳇바퀴 [끝없는 욕망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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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쾌락의 쳇바퀴(Hedonic Treadmill)' 또는 '쾌락 적응(Hedonic Adaptation)'이라고 부릅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는 "중요한 긍정이나 부정적인 사건들 또는 삶의 변화들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안정된 행복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가려는 인간의 가상적인 경향성"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가 더 많은 돈을 벌거나 더 높은 지위를 얻을수록 우리의 기대치와 희망 수준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결국 지속적인 행복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1971년 필립 브릭먼과 도널드 캠벨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는데, 그들은 우리가 "즐거움을 추구하는 쳇바퀴에 올라탄 채 더 나은 관계, 더 편한 직업, 좀 더 멋진 자동차와 같은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을 추구함으로써 행복을 얻으려는 헛된 노력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신경계가 친숙한 것에 금세 적응한다는 점입니다. 멋진 새 차를 구입했다면, 그 기쁨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까요?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복권 당첨자들도 결국 당첨되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욕구와 욕망 [근본적인 차이]

이러한 현상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욕구(need)'와 '욕망(desire)'의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월간중앙의 기사에 따르면, "욕구는 불행의, 욕망은 행복의 요소"입니다. 욕구는 생존에 필요한 것으로 채워질 수 있지만, 욕망은 생존을 넘어선 것으로 채워지지 않는 특성이 있습니다. 배고픔은 음식을 먹으면 해결되지만, 미식에 대한 갈구는 결코 완전히 해소되지 않습니다.

불행하지 않은 것과 행복한 것은 다릅니다. 불행은 외부 환경에서, 행복은 인간 내면에서 기인합니다. 춥고 배고프지 않으면 불행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것만으로는 행복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내면의 욕망 충족을 위한 도전으로 이루어집니다. 산에 올라가지 않으면 고통의 불행은 없으나, 산에 올라가는 고통을 통해 정상 정복의 행복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목표 달성 후의 심리적 현상 [허무함과 우울감]

목표를 달성한 후에 흔히 느끼는 허무함과 우울감은 무엇 때문일까요? 이에 대해 몇 가지 심리적 원인을 살펴봅시다.

1. 목표 달성은 목표의 상실

목표를 향해 오랜 시간 노력하고 헌신한 사람들에게, 그 목표의 달성은 역설적으로 목표의 상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100%는 곧 0%를 의미한다"는 표현처럼, 목표를 달성했다는 말은 목표를 잃었다는 말과도 비슷합니다. 그렇기에 목표 달성 이후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덩그러니 버려진 것 같은 현재에 허무를 느낄 수 있습니다.

2. 실제로는 두려움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에 따르면, 목표 달성 후 느끼는 감정은 사실 허무함보다는 두려움에 가깝습니다. 이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은 성취감의 절정을 찍었을 때와 비교해서 초라하며, 우리는 그 다음 단계를 밟기 전에 잠시 두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두려움을 거절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감정에 '허무함'이라는 다른 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3. 심리적 적응이 필요

목표를 달성한 후에는 심리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하고, 목표를 향해 달리던 삶에서 벗어나 평온한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심리적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울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목표와 꿈 [명확한 구분의 필요성]

목표 달성 후의 허무함을 막기 위해서는 '목표'와 '꿈'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경일 교수에 따르면, 꿈은 끝이 없으며 한 마디로 '상상을 초월하는 무언가'입니다. 반면 목표는 끝이 있고 '현실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둘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목표 달성 후에 혼란을 겪게 됩니다.

중요한 점은 꿈은 '동사'로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기', '세계를 돌아다니며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기록하기' 또는 '인간을 달로 보내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기준이 모호하거나 현재로서 이루기 어려워 보이는 것을 꿈으로 설정하면, 하나의 목표를 이뤄도 혼란에 빠지지 않고 중심을 단단히 잡아 다음 목표를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진정한 목표 설정의 방법

우리는 종종 "나를 위한 목표"가 아닌 "나를 위하는 척하는 목표"를 설정하곤 합니다. 진짜 나를 위한 목표와 그렇지 않은 목표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나를 위한 목표는 힘들지만, 해냈을 때 성취감이 있고,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그 과정에서 뜻깊은 것을 배웠다고 느끼게 됩니다. 반면 나를 위하는 척하는 목표들은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즐겁지 않습니다. 성취는 당연한 것이고, 실패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진짜 나를 위한 목표를 만드는 7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나의 솔직한 욕망 확인하기
2. 욕망의 의미를 구체화하기
3. 무엇을 보면 그 욕망이 달성되는지 알 수 있는 지표 만들기
4. 지표 달성이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인지 확인하기
5. 나를 위하는 마음으로 목표의 위계 정리하기
6. 목표 달성을 위한 질문 만들고 답하기
7. 더 도전해야 할 목표들 정리하기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욕망을 건강하게 다루기

인간의 욕망은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게 만듭니다. 이는 진화심리학적으로 보면 생존과 번식을 위한 적응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욕망을 어떻게 건강하게 다룰 수 있을까요?

1. 내적 가치에 기반한 목표 설정

외적 자기가치감(타인의 승인, 우월감 등)에 기반한 목표보다 내적 가치에 기반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적 가치에 기반한 목표는 달성 후에도 지속적인 만족감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2. 과정에 의미 부여하기

목표 달성의 결과보다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한 과정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성취해 나가는 자체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3. 감사하는 마음 기르기

현재 가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재의 순간과 성취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진정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한 여정

인간이 목표를 달성하고도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쾌락의 쳇바퀴, 욕구와 욕망의 차이, 목표와 꿈의 구분 등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이러한 끝없는 욕망의 굴레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행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적 성취나 소유가 아닌, 내면의 성장과 발전에 가치를 두는 것입니다. 꿈은 '동사'로 표현하고, 목표는 과정에 의미를 두면서, 현재의 순간에 감사하는 마음을 기를 때 우리는 진정한 행복과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행복은 도착점이 아닌 여정입니다.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우리의 본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서,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지 않도록 현명하게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욕망의 지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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